신선 2차 난자채취 후 바로 이식하는 대신 자궁경 후 냉동이식 순서로 가기로 했다. 11개가 채취되었지만 5일 배아는 1개가 나왔고, 바로 냉동 이식을 하기보다는 신선을 한번 더 해서 배아를 더 모으자고 하셨다. 그전에 2번의 유산 경험이 있으니 자궁경 코스를 추가해 보자고 하셨다.
#15 신선 2차 종결 - 냉동 배아 결과와 자부담 비용
배아 동결을 끝으로 신선 2차가 종결되었다. 지원금 110만원은 모두 사용하였고, 난자는 11개가 채취되었으나 수정은 3개에 성공했고 그중에 5일 배아는 1개만 나왔다. ㅠ_ㅠ 원래는 자궁경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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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이란
자궁내시경이라고도 하며, 초음파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위 끝에 카메라를 달아서 자궁 내에 삽입하여 보면서 바로 유착이나 플립을 제거하는 수술이라고 한다. 배아가 착상할 때 자궁 벽면이 울퉁불퉁하면 떨어질 확률이 있기 때문에 가위로 매끈하게 내벽을 다듬는 수술인 것 같다. 보통 시험관 차수가 높아지면 자궁경을 많이 해보는 것 같다. 시술이 아니라 수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후기에서는 보통 생리 끝나고 바로 하는 경우가 많던데, 나는 난자채취 후 5일 뒤 하기로 했다.
수술 전 주의사항
전날 밤 12시부터 수술 당일까지 금식을 해야하며, 마취도 하므로 자가운전은 불가능하다. 신속항원검사지는 필수라서 근처 내과랑 이비인후과에 전화를 했다. 보건소에서는 입원환자가 아니면 신속항원검사는 안 해준다고 했다. (너무해) 병원마다 신속항원검사지 발급 비용은 2만 5천 원~3만 원 정도 했다. 가장 저렴한 2만 5천 원 내과에 가서 진료비 포함 약 3만 원 정도 결제하고 왔다. (너무 비싸)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지에 검사받은 시간이 꼭 표시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날짜만 기재되어 있어서 병원 가서 다시 받아왔다.
수술이 3번이나 취소된 이유
신속항원검사도 받고 평소와 다름없는 컨디션으로 병원으로 갔다. 나름 수술이라고 오빠가 조퇴까지 쓰고 병원에 데려다줬으나.. 외래에서 열을 쟀는데 37.4도로 미열이 있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랑 잠깐 면담했는데, 컨디션도 나쁘지 않고 미열이니까 수술은 진행하기로 하고 수술실로 갔다. 분만실옆이 수술실이라서 뭔가 더 긴장되고 두근 두근한 기분..
시술때와 다르게 속옷도 싹 다 벗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누워있으니 심장이 콩닥콩닥 터질 것 같았다. 외래에서 미열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술실에서 열을 한번 더 재어봤는데 37.8도까지 올라갔다.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감기기운이 있는지, 목구멍이 부었는지 확인하고 배란기간이면 체온이 높을 수 있다고 하셨다. 담당 선생님께 전화해서 의논결과 결국 수술은 취소..ㅠ_ㅠ 급한 응급 수술도 아니므로 혹시 모르니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셨다. 도대체 갑자기 열이 왜 나는 거지 속상했다.
두 번째 취소된 이유는 자궁경 전날 생리가 터졌다. 그래서 바로 신선 3차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담당선생님은 휴가 중.. 다른 교수님께 진료를 봤는데 바로 난자 채취보다는 생리 끝나고 자궁경 하고 채취로 넘어가자고 하셨다.
그래서 세번째 자궁경 수술 날짜가 예약되었다. 신속항원검사 약 3만 원 (총 6만 원)를 하고 수술 당일 병원을 갔다. 근데 이번에는 혈압이 150-160까지 올라갔다. 이때까지 혈압이 높게 나온 적은 없었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너무 속상했다🥲 5분 뒤 다시 재봐도 여전히 150대.. 옆에서 지켜보고 계시니 더 올라가는 것 같았다. 열은 양쪽 다 없었다.
교수님께서 우선 진행하자고 하셔서 수술실에 2번째로 들어갔다. 속옷까지 싹 벗고 누워있으니 또 심장이 쿵쾅쿵쾅.. 수액 맞을 라인도 잡고, 엉덩이 주사도 두대나 맞았다. 외래에서 혈압이 높았다는 소식에 다시 혈압을 쟀는데 여전히 160대.. 그래서 열도 재셨는데 또 37.9도.. 교수님께 전화하니 또 취소.. 열이 있으면 아무래도 수술하기엔 위험부담이 있다고 하셨다. 갑자기 뭔가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두 번째 취소(사실 세 번째지만)라 너무 속상하시죠라며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위로해 주셨다. 수술복을 벗고 아무것도 못하고 결국 다시 나왔다. 혈압도 높게 나와서 내과 진료도 보고, 주말 동안 독감이나 코로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하셨다. 집에 오는 길에 혈압계랑 체온계를 사서 꾸준히 체온과 혈압을 측정했다. 체온은 집에서도 계속 37.5-37.5도가 유지되었다.
네 번째 자궁경 수술을 예약했다. 이번에는 수술 전날 같은 병원 내과에 진료를 받았다. 수술실 가면 혈압과 체온이 높게 나온다고 하니 수술 전까지 먹으라고 혈압약을 처방해 주셨고, 열도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다. 차트에 이 정도는 괜찮다고 적어주신다고 하셨다. ㅎ_ㅎ 수술이 끝나고도 혈압이 130이 넘으면 다시 찾아오라고 하셨다. 같은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도 3번째 받았다. (9만 원 지출 ㅠ_ㅠ) 혹시나 체온이 오를까 봐 아침에 샤워도 안 하고 옷도 얇게 입고 갔다. 혈압약을 아침에 하나 먹고 갔는데도 이제 외래에서 혈압만 재면 150-160대가 나왔다. 체온은 정상! 그래서 수술실로 향했으나.. 수술실에서 체온을 재니 또 또 또!!! 37.8도가 나왔다. 이렇게 되니 교수님이 이건 일시적인 증상인 것 같다고 수술을 해주신다고 했다. 혈압도 높고 체온도 높으니 더 신경 써서 지켜본다고 하고 드디어 수술실로 향했다.
자궁경 수술 후기
수술은 처음 받아보는데 진짜 드라마에서 보던 수술실에 누웠다. 위에 동그란 조명도 수술실 조명이었다. 옷도 싹 다 벗고 위에 천만 덮고 수술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너무 긴장되는데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하셨다. 마음 편하게 먹는 게 제일 힘든 것 같은데 ㅜ_ㅜ 그래도 외래보다 혈압이 낮아지고 있다고 다행이라고 해주셨다. 인공호흡기 같은 걸로 마취를 했는데, 그걸 쓰고 기억을 잃었다.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깼는데, 일찍 깨셨네? 라는 소리가 들렸다. 깨 보니까 회복실로 옮겨지는 중이었고 속옷이랑 옷은 다 입혀져 있었다. 끝나고 나서 너무 춥다고 하니까 침대에 전기장판을 켜주셨다. 수액을 다 맞고 나니 거즈를 드르르륵 빼주셨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2-3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항생제를 처방받아서 끝까지 다 먹었다.
생각보다 컨디션은 괜찮아서 전복죽을 먹고 집에 와서, 몸에 소독약이 묻어 있길래 간단하게 샤워하고 기절 잠을 했다.
자궁경 수술 결과 및 생리 주기
수술 결과는 일주일 뒤에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자궁경하고 5일 만에 생리가 터졌다. 원래 주기에 맞게 나왔고 자궁경 후에 생리는 양도 많고 생리통도 심해진다고 했는데 나는 별로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다. 유착, 플립, 근종이 있어서 싹 다 제거했다고 하셨다. 특히 자궁 입구 쪽에 근종이 있어서 제거를 했는데, 아무래도 입구 쪽이 울퉁불퉁하면 이식할 때나 정자가 들어갈 때 걸릴 수 도 있다고 깨끗하게 제거되었다고 하셨다. 다시 생길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생길 순 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생기진 않는다. 그러니 이번달에 임신준비 잘해나가면 된다고 하셨다. 깨끗해진 자궁 사진을 보니 이번엔 뭔가 끝이 보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리도 시작했기 때문에 바로 신선 3차를 시작했다. (사실 바로 시작은 못함....... ㅠ_ㅠ 또 하루 마음 졸였음...)
난자 채취와 비교
자궁경을 하기 전에 취소도 많이 되고, 수술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너무 긴장되기도 하고 걱정을 했다. 근데 끝나고 난 뒤에 출혈도 이틀 뒤 거의 다 멈췄고 복통도 거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난자 채취와 비슷한 느낌이고 끝나고 나서는 난자 채취 때보다도 출혈은 거의 없었다. 컨디션도 훨씬 더 좋았다.
자궁경 수술 플립제거 유착제거 실비 생명 보험 청구
자궁경은 실비 청구가 가능하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진단서를 떼달라고 하고, 수납할 때 진료비세부내역서를 받아서 신청하면 된다. 유착방지제 15만 원, 영양제 수액 10만 원 정도 추가해서 총 55만 원 정도 수술비가 들었다. 여기서 실비 보험으로 27만 원 정도 돌려받았다. 그리고 생명보험에서 수술보장특약이 있었다. 자궁경은 1종 수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1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서류 잘 챙겨서 보험비 꼭 돌려받길 바란다.
마무리
자궁경까지 하게 될 줄 몰랐고, 자궁경을 하더라도 3번이나 밀리게 될 줄 몰랐다. 자꾸 열이 나고 혈압이 오르고 내맘대로 되는 게 없어서 너무 속상하고 짜증 난 건 사실이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고 병원 갈 때마다 혈압은 재보는데 다시 130으로 돌아왔다. 열도 37.4-5를 유지하다가 생리 끝나고 37도로 돌아왔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쉬었던 덕분에 오빠랑 연말에 즐겁게 여행도 하고 왔으니 좋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자궁내벽도 깔끔하게 만들어 뒀으니 이제 배아들이 착 붙는 일만 남았기를!